Dem Haag 헤이그 이준열사 기념관 Peace Museum

Den Haag 헤이그 이준열사 기념관 Peace Museum 

 30여분을 달려 Den Haag[헤이그]에 도착했다. 대한민국국민으로서 이준열사 기념관을 꼭 가보고 싶었다. 우선 시청 지하주차장에 주차하고 시청 내부를 통해 밖으로 나왔다. 헤이그의 시청은 정말 아름다웠다. 실내에서도 유리로 된 천장을 통해 하늘과 소통할 수 있었다. 돌아올 때 느낄 감동을 조금 남겨두고 우리는 길을 나섰다.

  일행 중 한 명이 가져온 가이드북 지도에 의존해 한 참을 걸어가다 한 할아버지에게 길을 물었다. 역시나 그는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친절함으로 응대했다. 게다가 그는 이준열사에 대해 ‘100여년 전 한국에서부터 무엇을 알리려 왔다가 이곳에서 죽은 사람’이라는 이야기도 했다. 먼 타국에 남겨진 우리의 역사를 찾아 간 곳에서 간략하지만 그것을 현지인이 알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뭉클했다.

  큰 길에서 모퉁이를 돌아서자마자 비스듬히 벽에 걸린 작은 태극기가 눈에 들어왔다. 기대와는 달리 조금은 초라한 규모였다. 그곳은 실제 이준열사가 헤이그에서 머물렀던 여관이었고, 20여년 전 한 사업가가 건물을 매입해 기념관을 건립했다고 한다. 그럼 그 때까지는 이 도시에 이준열사에 대한 아무런 흔적과 자취도 없었단 말인가?

  우리는 숙연해진 마음으로 새롭게 공부를 시작했다. 고종이 이준, 이상설, 이휘종을 밀사로 파견하게 된 경위와 헤이그까지 가는 경로와 합류시점, 만국평화회의에 입장을 거부당한 후의 활동, 그들의 일생과 유품 등이 상세히 기록되고 전시되어 있었다.

  입장한지 1시간 후 우리는 이준열사 동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만국평화회의가 열린 평화궁으로 발길을 돌렸다. 입장이 불가했다. 평화궁 입장을 위해서는 며칠 전부터 신청을 하고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이준열사가 입장을 거부당했을 때의 심정과는 비교할 수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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